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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_8_01 포항 내연산(중부 지방 장마를 피해 간 곳)카테고리 없음 2020. 8. 2. 11:29
200801 포항 내연산
1. 산행코스 : 보경사(입장료 3,500원) -문수봉 - 내연산 삼지봉 - 거무날골 - 전망대 - 보현암 - 보경사 - 주차장 13km
2. 산행시간 : 11:45 - 17:05 5시간20분, 휴게시간 30분 포함
3. 버스 이동시간 : 신사역(07:10) - 보경사(11:40) 편도 4.5시간(휴게 15분 포함), 귀경시 17:50 - 22:50 5시간(휴게 15분 포함, 포항 일대 휴가철로 정체)
(후기)
중부지방 장마로 인해 날씨가 좋은 남부지방으로 갔다. 이곳저곳 비 피해로 갈만한 곳은 거의 취소되었다. 당연히 만차가 되었다. 금요일 오전만 하더라도 24번으로 신청했는데, 저녁이 되니 추가 20명이 신청한 거였다. 나처럼 다들 날씨를 중요한 산행 요소로 생각하고 있는 거다.
버스는 죽전과 신갈을 거치느라 지연되었고, 결국 늦게 도착했다. 동해안은 피서객들이 많았다. 2년전 6월에 한차례 다녀왔던 경험이 있어 여유가 있었다. 먼저, 보경사에서 김밥을 먹고, 천천히 둘러보았다. 한가로운 보경사 경내가 좋았다. 가족의 안녕을 기원한 후 꼴찌로 문수봉을 올랐다. 가파른 경사길을 오랜만에 오르니 땀이 옷을 다 적셨다. 일행들을 하나 둘 제친 후 문수봉 갈림길에서 문수봉은 가지 않기로 했다. 전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능선길은 짚차 한 대가 다닐 정도로 폭이 넓고 완만했지만, 돌멩이가 많아 편안한 길은 아니었다. 도중에 금강송 군락을 만났다. 큰키에 잘 생긴 소나무가 반가웠다.
정상에 도착해 오늘의 인증 사진 한 장을 찍고 김밥을 한 줄 더 먹으려는데, 친목 산악회 수십명이 들이 닥쳐 식사하다 말고, 자리를 떴다. 코로나 예방차원에서.
하산길은 이번에는 거무날골이다. 2년전과는 다른 길이었다. 완만한 하산길이지만 도중에 트랭글 지도를 보니 없는 길이라 순간 당황했다. 그러나 이정표도 중간마다 있어 안심이 되었고, 조금 더 가니 트랭글 지도에도 정상적인 길로 표시되어 있었다. 시원한 물이 있는 계곡에 도달하자 바로 물속에 발을 담고 휴식을 취했다. 좋았다. 하산하다 보니 지난번과는 다른 길로 가고 있었다. 전망대와 보현암을 거치는 길이었다. 그게 오히려 좋았다. 전망대에서 오늘의 가장 멋진 풍경을 볼수 있었으니까.
버스에 도착하니 너무 일찍 내려왔나 보다. 할 일이 없었다. 그저 땀에 젖은 옷과 양말을 갈아 입고, 멍떼릴 수 밖에. 당초 5시10분에 1차 인원 파악을 하여 모두 도착하면 출발한다고 했는데, 이 시간에 온 사람은 나를 포함해 10명도 안되었다. 시간은 흘러 마감시간인 5시40분이 되었지만, 2사람이 오지 않았다. 1사람이 다리에 쥐가 나서 다른 1사람이 도와주었는데, 3km 남아 있다고 했다. “대장은 좀 더 기다릴까요.” 라고 한다. 최소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정신 나간 소리다. 보경사 주변은 상가와 숙박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고, 포항을 통해 서울까지 이동하는데는 별 무리가 없는 곳인데... 산간 오지라면 나도 이해했을 테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서울에 12시 넘어 도착하면 전철과 버스가 없어 모두 택시를 타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결국 이 두사람을 버리고 가기로 했다. 나중에 대장에게 온 전화에 의하면 도우미 한 사람은 ktx를 타고 우리보다 2시간 먼저 서울에 도착했고, 쥐가 난 사람은 보경사에서 1박하기로 했단다.
집에 도착하니 11시30분이다. 더 먼 곳에서 온 사람은 12시 넘어 집에 갔을 게다. 산행 5시간을 하자고, 버스 이동을 10시간 가량 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