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의 차이

옛날 한 황제가 꿈을 꿨습니다. 누군가 자기 치아를 몽땅 뽑아버리는 꿈이었습니다. 잠에서 깬 뒤, 황제는 승상에게 이 꿈을 해몽해보라고 했습니다. 승상은 해몽서에 나온 대로 “폐하의 가족들이 폐하보다 먼저 죽을 것이라는 징조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황제는 크게 노하여 그 승상을 사형에 처했습니다.

황제는 지혜롭다고 소문난 <아범제>를 불러 해몽을 다시 시켰습니다. 그는 승상이 말을 잘못하여 사형을 당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터라 황제에게 이렇게 아뢰었습니다. “그 꿈은 폐하께서 폐하의 모든 가족들 가운데 가장 장수하실 것이라는 징조입니다.”황제는 크게 기뻐하며 그 자리에서 그에게 비단을 하사했습니다.

※ 승상과 아범제가 말한 내용은 사실 황제가 나중에 죽고 가족이 먼저 죽는다는, 그 뜻은 완전히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로, 승상은 사형을 당하고 <아범제>는 상을 받았습니다.

어째서 이렇게 다른 결말이 나오게 된 것일까? 이는, 승상은 지나치게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말을 해서 듣는 이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반면, <아범제>는 같은 말이라도 상대방이 듣기 좋게 완곡한 표현을 썼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