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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2 아침가리골 계곡 트레킹국내 여행 2019. 1. 7. 13:00
170812 아침가리골 계곡 트레킹
1. 여행지 : 아침가리골 계곡 트레킹
2. 트레킹 코스 : 방동 약수터- 아침가리골-주차장 약 11km
3. 주어진 시간 6시간, 트레킹 시간 5시간30분
강원도 인제에 소재한 아침가리골 계곡 트레킹이다. 결론적으로 준비 부족으로 고생한 하루다. 다시는 가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내게 물은 친근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뒤늦게 사건 사고를 조회하다 보니 이 곳은 2017년 7월에 1명, 2015년 여름철에 1명이 각각 물놀이하다 소용돌이에 말려 사망했는가 하면 계곡물이 불어나 올해 7월에는 10명이 고립되어 119대원 다수가 출동해서 구조한 바 있고, 몇년전에는 뱀에 물린 등산객이 헬기로 이송된 사례도 있고, 또한 핸드폰도 잘 터지지 않아 고립시 배터리가 방전되어 연락도 잘 안되는 매우 위험한 지역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고생한 이유는
첫째, 여벌은 상의만 준비했는데, 바지와 팬티, 상의 모두가 젖어 집에 도착하기까지 약 5시간 동안 젖은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버스에서는 냉방을 틀어 추워서 감기 걸릴 뻔했기 때문이다. 거의 허리와 가슴까지 닿은 계곡물을 10번 정도 건너다 보니 옷과 신발은 모두 젖는다. 다른 대체길도 없다. 지난주는 백운산에서 더워서 죽을 뻔했는데, 이날은 추워서 고생하다니...
둘째, 대략 10번의 빠른 물살에 허리 깊이까지 깊은 물길을 건너다 결국 3번째 물길에서 옆으로 넘어졌고, 배낭까지 물에 빠져 안에 있던 핸드폰과 카메라가 물에 젖었다. 하루가 지난 이 시간까지 배터리를 빼고 말리고 있다. 사진도 이후로는 찍지 못했다. 아마도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몇 사람이 중심을 잃고 물에 빠졌으니 그들도 나와 동일한 심정일 게다.
셋째, 4번째 물길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으려 발버둥치다 물길을 벗어나자마자 오른쪽 종아리에 경련이 발생해서 그만 주저앉고 내 나름대로의 응급조치를 취해야 했다. 걷지 못할까봐 그래서 119를 불러야 하나 걱정을 했지만 일시적 현상으로 끝났다. 다행이다.
넷째, 들머리 초입 방동 약수터에서 계곡 앞까지의 길은 시멘트 도로에 차가 지나 다녀 매연이 있었고, 흙길의 임도는 볼거리가 없어 맹송 맹송했다. 그리고 계곡 시점부터 종점까지의 길은 물길을 필수적으로 건너야 하는데다 나머지 길도 거의 자갈과 돌 덩어리로 미끄러워 조심해야 했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여기는 절대 혼자가면 안될 것 같았다. 깊은 물길에 떠내려 가지 않기 위해서, 또는 물속 바닥이 미끄러워 중심을 잃고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혼자가 아닌 무더기로 손을 잡고 건너는 것이 필요한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여름에 특히 비가 많이 온 며칠내로 이 곳을 가려는 사람들은 여분의 수건, 양말, 신발, 상하의 속옷, 상하의 외출복을 차에 반드시 두고 트레킹을 하기 바란다. 탈의실은 버스 주차장은 무료, 주차장 도착 5분 거리에서는 1인당 천원이다.
둘째, 핸드폰과 카메라등 물에 젖어서는 절대 안되는 것들은 반드시 방수포를 가지고 가라.
셋째, 계곡에서는 길이 끝나는 곳이 10곳 이상이고, 그럴때는 길 반대편으로 물길을 건너야 하는데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게 된다. 아무도 없을 때는 위험하므로 단체 팀이 먼저 건너가는 것을 확인하고 그들 중간쯤에서 따라가야 한다. 후미는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나도 혼자 건너야 하는 상황에서 한번은 어디로 건너가야 할지 알수 없어 단체팀에 먼저 길을 양보했는데, 이들 중 선두로 건너던 여자분이 물살에 떠밀려 약 10m까지 떠내려 가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다행히 깊지 않은 곳에서 밖으로 나와 다시 건너야 했다. 그 여자분도 나처럼 겁이 많이 났을 것이다. 또다른 곳에서는 길에서 삐끗해서 액체 파스를 뿌리는 팀도 보았다.
트레킹은 11시30분에 버스에서 하차하여 5시간 30분까지 약 6시간이 주어졌다. 그러나 외로운 늑대인 내게는 물놀이도 필요치 않았고, 잡담 대상도 없었기 때문에 5시간이면 충분했다. 내려와서 할 일도 없었고, 식사할만한 곳은 있었지만 대체로 단체 손님들만 상대해서 애로가 있었다. 빨리 집에 갔으면 하는 심정이 가장 심했던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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