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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6 설악산 무박 산행(설악동-울산바위-양폭-봉정암-오세암-백담사-용대리)산행 및 트레킹 2019. 6. 3. 11:28
190606 설악산 무박 산행(설악동-울산바위-천불동-오세암-백담사)
1. 산행지 : 설악산
2. 산행코스 : 설악동 매표소-울산바위-비선대-양폭-희운각-소청봉-봉정암-오세암-망경대-영시암-백담사-용대리(약 33km, 마을버스 이동거리 6.5km 불포함)
3. 산행시간 : 주어진 시간 13시간, 실제 산행시간 13시간
4. 산행
- 23:30 신사역 버스 출발
- 03:00 오색 도착
- 03:30 설악동 매표소 도착, 정리 정돈
- 03:45 산행 시작
- 05:00 울산 바위 도착했으나 일출은 흐린 날씨로 실패, 전망은 너무 좋았음.
- 07:20 비선대 도착
- 07:00 양폭 대피소 도착, 중간 조식
- 09:40 희운각 대피소 도착
- 11:20 소청봉, 가장 힘들었던 코스.
- 12:00 봉정암 도착
- 14:00 오세암 도착,
- 14:10 망경대 조망
- 15:30 영시암 도착
- 16:10 백담사 도착, 2번째 버스에 탑승
- 16:35 용대리 도착, 서둘러 시외버스 정류장으로 향함.
- 16:50 용대리 시외버스 주차장(서울 방향)
(산행 전)
설악산. 대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공수부대 출신 친구, 설악산에서 살다시피하는 친구, 그리고 허약체질인 나 이렇게 3인이 1박2일 코스로 백담사를 거쳐 수렴동 계곡, 가야동 계곡, 천불동을 지나 설악동까지 산행한 경험이 있다. 가야동 계곡에서는 사람이 다닌 흔적도 없는 곳을 지나갔고,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채 절벽사이를 외나무로 건너야 하는 공포 가득한 산행으로 정말 죽을 뻔했다. 이들은 허약한 나를 앞뒤에서 보호해 주었는데, 그 이후 다시는 산을 찾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 이후 취업준비와 바쁜 직장생활, 결혼 등으로 약 10년간은 산을 찾지 않았던 것 같다.
각설하고, 이번 현충일 산행은 설악산 무박 산행이다. 이번 산행은 최근에 안 가본 코스로 산행할 계획이다. 당초 당일 코스로 설악 4암자 8시간 코스를 염두해 두었으나, 2017년 10월7일 7.5시간이 주어졌을 때 실패한 경험이 있어 여유있는 무박 산행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4암자 산행 성공의 관건은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 왕복 버스 이동 시간과 대기하는 시간을 합쳐 1시간 정도여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왕복 시간이 2.5시간이 소요되어 산행시간(4암자 6시간으로는 내 체력으로 불가)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결국 오세암까지만 갔다 왔는데, 일행 다수가 1시간이 넘도록 오지 못했고, 심지어 4암자를 일주한 4인은 추가 30분을 더 주었는데도 오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버리고 갔던 기억이 남아있다.
이번 산행 계획시 처음에는 울산바위를 포함했다가 지웠다. 울산바위까지 왕복 3시간을 포함하면 백담사까지 너무 고생할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여유가 없으면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경치 구경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산행은 여유와 즐거운 산행을 목표로 삼고자 한다.
(산행 후)
힘들어 정신줄을 놓아버릴 뻔한 무박 종주였다. 다시는 이렇게 힘든 산행을 계획하지 말자고 다짐해 본다.
왜 많은 사람들이 오색이나 한계령에서 설악산 산행을 시작하는지 그 이유를 뼈저리게 느꼈다. 오색에서 시작하면 대청봉까지 오르막 구간이 5Km 3.5시간 정도 걸린다. 그 이후는 하산코스니 덜 힘들다. 한계령에서 시작해도 한계령 삼거리 2.3km 90분까지만 오르막이고, 이후 중청까지 5.4km 구간은 오르락 내리락 구간이 다소 있지만 그래도 거닐 만하다. 그러나 설악동에서 시작하면 양폭대피소르 거쳐 소청봉까지 9.1km가 주구장창 오르막이다. 그런데 나는 울산바위까지 3.1km를 왕복했다. 그러니 더 힘들 수밖에.
장수대에서 2명, 한계령에서 3명을 내려 준 버스는 오색에서 30명 정도를 내려주었다. 무박 코스는 역시 오색에서 많이 내린다. 나머지 인원 7명 정도가 설악동 매표소 입구에서 내렸다. 도착한 시간은 03시30분이다. 이 시간에도 입장료 3,500원을 받고 있었다. 하긴 그 시간대 입장객이 적지 않았으니까...
랜턴을 켜고 당초 생략하기로 했던 울산바위 코스를 가기로 했다. 버스가 설악동 C지구가 아닌 매표소 입구까지 갔고, 백담사에서 백담 탐방센터까지 가는 마을버스도 오늘은 이벤트가 없어 한가한 날이라 길게 줄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그 시간대 울산바위 코스로 가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 컴컴한 초행길을 나홀로 걷는다는 게 길을 잃을까 두렵기는 하였지만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그런 생각은 이내 사라졌다. 새벽 공기는 참 좋다. 아침 이슬이 살며시 나에게 다가와 키스를 한다. 순간 일출을 보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는 예감이 스쳤는데, 불순한 예감은 여지없이 맞아 버렸다. 흔들바위까지 거니는 길은 평탄했고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약 75분 내에 울산바위에 도달하고자 서둘렀다. 가는 동안 3그룹 약 10사람 정도를 추월한 것 같았다. 흔들바위부터 정상까지 1km 구간은 급경사에 데크 계단이다. 북한산 정상길처럼 사람이 오를 수 있도록 암벽에 고정 지지대를 설치한 분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힘든 길을 올라 정상에 도달했다. 그렇게 일출을 보려고 서둘러 일출 전에 드이어 도착했는데, 동녘 하늘은 구름만 가득했다. 일출은 없었다. 그러나 저 멀리 운해가 그려 놓은 설악산 풍경과 높고 낮은 암벽과 능선 등 360도 파노라마 풍경은 아쉬움을 달래 주었다. 한동안을 그렇게 풍경 구경하면서 산객이 올라오면 사진 한 장을 부탁하려 했는데, 아무도 올라오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가지고 간 미니 삼각대를 설치한 후 타이머 기능을 이용하여 나름대로 인증 사진을 남겼다. 흔들바위로 내려오니 한 팀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다행이다. 여기서도 삼각대로 나홀로 인증 사진을 찍을까 걱정했는데... 흔들바위에서 바라보는 울산바위와 계조암 풍경도 장관이다. 계조암에는 스님 한 분이 그 시간까지 부처님을 향해 정좌한 채 기도를 하고 있었다. 오를 때에는 울산바위를 등지고 암자 밖에 서서 목탁을 두들기며 염불을 하고 있었는데, 내 크레모아 헤드랜턴(CL-450, LED 충전식, 약7만원, 무박산행시 산객들이 자주 묻는다.)의 강한 불빛이 스님의 얼굴을 비추어 기도를 방해했기 때문에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신흥사로 향했다. 새벽녘 사찰의 풍경을 오래도록 감상하고 싶지만 갈 길이 바쁘다. 비선대까지 가는데, 6월1일 지리산 무박 성삼재-중산리 종주시 생긴 좌측 발바닥 앞 피부 마찰염이 통증으로 다가왔다. 지리산 종주 후 3-4일 동안은 괜찮았는데, 만보 정도 걷고 나니 재발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내 길을 가기로 했다. 오늘 코스는 4암자를 다 지나가보는 거였다. 그러나 양폭으로 오르면서 발바닥 상태가 안 좋으면 수렴동 계곡으로 하산할 생각도 했다.
비선대에서 천불동 계곡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번 산행시에는 오색을 지나 공룡능선을 거쳐 마등령으로 하산했으니, 이번에는 안 가 본 코스로 가는 거였다. 단풍철에 이 코스로 내려 온 적이 있는데, 너무 멋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계곡에서 펼쳐지는 물소리와 수많은 다양한 암벽의 모습들에 압도당했다. 이 정도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인기있는 관광상품이 될 것인데, 우리나라는 극단적인 환경론자들 때문에 제한적인 개발도 가로 막혀 관광 후진국을 벗어날 수 없다. 알프스도 후지산도 장가계도 케이블카가 길게 운행되지만 우리나라는 반대 목소리로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물론 몇 군데 짧은 코스가 있기는 하지만 30분 이상 연계되고 있지는 못하다. 가뭄으로 인해 생각보다 물소리는 활기차지 않았고, 오련 폭포, 천당 폭포의 물줄기도 약했다. 도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빵과 토마토를 먹고 있는데, 다람쥐가 다가왔다. 내가 던져 준 빵 조각을 먹는 모습이 참 귀엽다. 그런데 이 녀석이 내 배낭에 올려놓은 다른 빵을 노려 습격을 하는가 하면 내 발바닥 상처를 핥으려 한다. 더 이상은 용납할 수 없이 쫒아냈다. 그런데 또 다른 다람쥐들이 내게 접근한다. 다람쥐들에게서 도망치기로 했다. 서둘러 배낭을 정리하고 자리를 떴다.
양폭 산장에 도착했다. 겨우 2사람이 식사를 하고 있다. 갈 길이 바쁜 나는 잠시 머물다 희운각으로 향했다. 여기까지 8시30분에 도착해야 했는데, 20분이 늦었기 때문이다. 양폭을 지나면서 계곡의 물길은 서서히 줄더니 물길이 멈췄다. 그 대신 힘든 급경사가 시작되었다. 나와 반대편인 방향인 오색을 출발한 우리 일행들이 내가 출발한 설악동으로 내려오고 있었고, 산악대장도 힘내라고 인사를 하며 지나간다.
희운각 대피소에서 잠시 볼일을 보며 인증 사진을 부탁해 찍고, 오늘의 마의 구간인 소청봉 1.3KM 구간을 향했다. 가도 가도 급경사 오르막인 이 코스는 내 체력을 방전시켰다. 국립공원 코스별 난이도에도 이 코스는 <매우 어려움>으로 표시되어 있다. 그래서 200-300M 마다 한 번씩 쉬었다. 여전히 오색을 지나 하산하는 사람들은 많았고, 나는 그들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그들은 꽃길, 나는 가시밭길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도중에 여러 사람들이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내 몸도 그쪽을 향했다. 정말 운치가 있는 장소였다. 이제는 사람들에게 사진 찍어 달라고 부탁하는 염치가 없어졌다. 사진을 잘 찍어주는 사람들이 스마트폰 덕에 많이 생겼고, 산객들은 대체로 마음씨가 넉넉하기 때문이다.
끝날 것 가지 않았던 길도 시간이 되니 저절로 끝났다. 드디어 소청봉에 도착했다. 저멀리 대청봉도 보였다. 두 청년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소공원에서 올라왔는데, 대청봉까지 올랐다가 다시 소공원으로 하산하겠다고 한다. 도중에 만난 한 사람도 자동차가 소공원에 있어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한다. 나라면 대청봉을 찍고 오색으로 내려가면 약 2시간30분 정도면 하산할 수 있고, 오색에서 택시로 소공원으로 이동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실 그렇게 하는 사람들도 많다. 대청봉에서 소공원으로 내려가면 평균적으로 6시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힘든 그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대안을 제시한 거였다.
봉정암으로 향했다. 오늘 산행은 봉정암이 목표였기 때문이다. 설악산을 몇 번이나 산행했지만 봉정암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봉정암까지는 1.1KM 하산길이다. 지금까지 오르막만 걸었는데, <매우 어려운 길>로 표시된 이 정도 하산 길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물론 오르는 사람들은 이 구간이 마의 코스일 수 있다. 중간에 소청 대피소를 지났다. 그 시간대 소청 대피소는 한가해도 너무 한가했다. 아무도 없다. 봉정암에 도착하니 11시40분이다. 내 시간 목표가 여기서 일치했다. 사람들은 사찰에서 주는 점심 공양을 먹고 있었지만 갈 길이 바쁜 나는 생략했다. 아니 나는 공짜를 좋아하지 않아 사찰에서 제공하는 점심 공양을 거의 안 먹는 편이다. 봉정암은 운치가 있었다.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지리산 법계사보다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주변 풍경과 어우러진 사찰의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다. 카메라에 여러 암벽과 봉정암을 한 번에 다 담고 싶었지만 어려웠다. 봉정암 다보탑으로 가야 했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괜찮다고 소문을 들은 바 있어 위치를 모르는 나는 여성 산객 무리들에게 위치를 물었다. 다보탑(석가모니 진신 사리가 있음)에서는 2명의 여성 불자가 간절한 기도를 하고 있었다. 나도 잠시 마음속으로 가족의 안녕을 빌었다. 역시 이 곳에서 바라보는 공룡능선 풍경은 멋있다. 3명의 산객이 그곳에 있었다. 백담사에서 3.5시간이 걸려 여기까지 올라온 그들은 오세암을 거쳐 내려가는 4암자 코스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봉정암에서 오세암을 거쳐 백담사까지 3.5시간을 계산하고 있었다. 나는 잠시 망설였다. 수렴동 계곡으로 1시간을 단축해 내려갈 것인지, 여기까지 왔는데, 이왕이면 가기 힘든 오세암 코스를 이번에 마무리할 것인지. 결국 그들과의 대화가 내 결심을 바꾸었다. 지금까지 너무 힘든 산행이었고, 4시40분까지 용대리 시외버스 정류장에 가려면 서둘러야 하기 때문에 편안한 수렴동 코스를 선택하려 했으나 이번이 아니면 언제 다시 이 코스를 오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세암까지 4Km는 하산길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웬걸 1Km 정도후부터는 작은 산을 몇 개 넘는 것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여러번 반복되었다. 게다가 길도 음습했다. 개울이 있기는 하나 물이 없어 지렁이가 오줌싸듯 흐릿했고, 바람도 불지 않는 계곡 길은 전망 포인트도 하나 없고, 온통 잡목에 잡풀이었다. 평소 우측 발목이 좋지 않아 돌멩이를 밟아 겹질리면 매우 고통을 느끼는 나였는데, 결국 이 곳에서 그 상태를 당했다. 무성한 낙엽 속에 숨겨진 작은 돌을 밟아 발목이 꺽이면서 우측으로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했다. 발목이 몹시 아팠다. 정말 재미없는 길이다. 공룡능선 옆에 있어 멋진 공룡능선의 전망을 기대했기 때문에 실망이 매우 컸다. 한 번은 갔지만 두 번 다시 가면 나는 바보 병신이다 라고 다짐했다.
오세암에 2시경 도착했다. 지난 번에 다녀 간 적이 있어 간단히 사진을 찍고 지나갔다. 사람들은 그곳에 꽤 많았고, 그 시간대에도 점심 공양이 행해지고 있었다. 오세암을 조금 지나면, 이정표도 없고, <통행로 아님> 이라는 푯말이 있는 망경대가 있는데, 이 곳은 아는 사람만 갈 수 있는 곳이다. 그 길목에서 다시 망설였다. 오를까 말까. 시계를 보니 다소 여유가 있었다. 망경대에서 하산하는 산객이 올라가면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지난 번에는 심한 안개로 재미를 보지 못했었다. 그래서 배낭을 벗어 놓고 올랐다. 오르길 잘했다. 사방 풍경이 좋았다. 오세암도 잘 보였고, 오세암과 어우러진 암벽들의 조화도 볼만했다.
망경대에서 하산하여 영시암을 향했다. 도중에 지름길처럼 보이는 흔적이 있어 시간도 단축하고 육체 피로도 줄일겸 그리로 갔더니 알바 코스였다. 백담사로 가야 하는데, 수렴동 꼭대기로 가는 길이었다. 느낌이 이상해서 마주친 산객에게 물어보니 예상대로 거꾸로 가고 있었다. 그와 함께 영시암을 함께 했다. 그 산객은 설악4암자를 신청해 왔는데, 도중에 비가 내려(한두방울 내리다가 멈추기를 반복했다.) 길도 미끄럽고, 10시30분에 백담사 입구에 버스가 도착하여 귀경시간이 6시30분까지로 정해졌는데, 왕복 1시간의 마을버스 시간을 빼면 7시간이 채 안되어 시간도 부족할 것 같아 도중에 포기했다고 한다. 나도 시간 부족으로 4암자를 실패한 경험이 있어 이에 동조했다.
영시암을 지나 백담사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은 그리 힘든 길이 아닌데도 오늘은 내게 너무 힘들다. 3.5Km 구간이 힘든 건 좌측 발바닥이 땅에 닿을 때마다 고통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마치 천리길처럼 느껴졌다. 오세암 망경대를 왕복하느라 지체한 시간 때문에 이제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백담사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지만, 백담사 구경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여유없는 산행이 주는 실망스러움이 이런 게다. 바로 2,500원을 주고 버스 티켓을 끊었다. 내 앞에는 50여명이 버스를 기다리는 벤치에 앉아 있었다. 시간은 4시10분경. 내가 가야할 용대리 버스 정류장까지 4시40분에 도착해야 하는데 아슬아슬하게 느껴진다. 버스 한 대가 와서 28명을 실어갔다. 그 다음 버스에 내가 탈 수 있는지 숫자를 세워보니 26~28명 째다. 다음번 버스에 못타면 늦을 텐데 하고 걱정을 하고 있는데, 5분후 버스가 도착했다. 좀 큰 버스였고, 약 40여명이 탄 것 같았다. 다행이다. 백담사 입구까지 가는 마을버스가 도착한 시간은 4시35분. 이대로라면 지각이다. 산악대장이 설악동에서 4시30분에 버스가 출발하면 4시40분에서 50분경 도착한다는 말을 되새기며, 초행길인 서울방향 시외버스터미널을 향해 뛰다시피 했다. 발바닥 고통도 잠시 잊어졌다.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도중에 식당 주인에게 물어보았다. 5분이면 간다고 하니 안심은 되었으나 4차선 도로가 보이지 않아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스마트폰 지도를 보니 내가 가는 길이 정상이었다. 100M 전방에서 신호등이 보였고, 차량들이 생생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버스정류장에는 배낭을 내려 놓고 버스를 기다리는 많은 산객들이 있었다. 평소라면 배낭에 멘 안내산악회 표식을 보고 우리 일행임을 알 수 있었으나 이 날은 산악대장이 표식을 주지 않아 우리 일행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없었다. 그렇게 4시50분에 그곳에 도착했고, 버스는 5시에 그곳에 도착했으니 오늘의 힘든 산행은 차질없이 계획대로 되었지만 내 산행 역사를 통해서 볼 때 오늘보다 더 힘든 날은 없었다. NEVER.
울산바위 정상에서 바라본 인근 울산바위 새벽녘 모습. 아쉽게 일출은 보지 못함.
운해가 펼쳐진 모습
새벽 일출을 보러 적어도 몇사람은 올라오겠지 생각했지만, 아무도 올라오지 않아 삼가대로 타이머 기능을 이용하여 기념 사진 한장 남김.
울산바위에서 하산후 전망대에서 바라본 울산바위 전경
울산바위 주변 풍경들
울산바위 정상을 오르는 수백개의 계단. 힘들다.
흔들바위와 계조암, 석굴암.
흔들바위(정면 둥근 바위)와 석굴(좌측), 계조암(우측), 울산바위(위)의 멋진 조화
석굴에서 조용히 기도하는 스님.
석굴에는 <신통 제일 나한 석굴>이라 표기되어 있다.
흔들바위
계조암 아래에서 바라본 모습
새벽 시간대에 아무도 없는 이런 길을 걷는 게 바로 힐링이 아닐까.
신흥사 옆에 있는 안양암
아무도 없는 새벽 시간대의 신흥사. 정적한 모습이 너무 좋다. 늘 인파에 쌓여 있는 신흥사였는데, 코스를 달리하니 이런 모습도 보게 된다.
천불동의 모습들
낙석이 우려되는 바위 모습
이렇게 멋진 대협곡을 제대로 관광상품화하지 못하고 있는 관광 후진국 우리나라.
내 식량 전체를 강도질하려 처음에는 내 앞에서 아양을 떨더니, 조금 지나고 나서 본색을 드러냈다.
양폭 대피소. 2사람 뿐이다.
천당 폭포
희운각 대피소
희운각 대피소를 지나 소청봉으로 가는 도중에 만나는 풍경
드디어 소청. 이제 봉정암과 오세암을 거쳐 백담사로 가면 된다.
소청 대피소. 아무도 없다.
봉정암 위에 있는 눈사람 바위.
봉정암 주변 암벽들. 모습이 멋지다.
봉정암과 기괴한 암벽들 풍경
봉정암 5층 다보탑. 고려후기 석조되어 석가모니 진신사리가 있어 신도들이 많이 찾는다. 보물 지정. 기도발이 세다고 소문이 난 곳.
봉정암 다보탑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들
오세암.
오세암도 기암 괴석이 사찰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어 풍경이 좋다. 다만 공사중이라 아쉬었다.
망경대에서 바라본 오세암.
망경대에서 바라본 풍경.
망경대에서 바라본 오세암과 그 위 기암 괴석들.
영시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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