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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_7_11 천사의 섬 자은도 + 암태도 + 박지도 + 반월도
    산행 및 트레킹 2020. 7. 12. 12:35

    200711 천사의 섬 자은도 + 암태도 + 박지도 + 반월도

     

    1. 트레킹 코스 및 시간

    가. 자은도 두봉산 : 자은중(04:30) - 두모산 -도명사 - 유천마을 삼거리(07:50) 3시간20분(적당)

    나. 암태도 승봉산 : 노만사(08:30) - 큰망산 - 승봉산 - 만물상 - 암태면사무소 - 관광버스 주차장(12:00) 3시간30분(적당)

    다. 퍼플교(박지도 + 반월도) 트레킹 : 12:30~15:30 3시간(1.5시간이면 충분)

     

    2. 버스 이동 : 신사역 23:30 -> 자은도 자은중 04:30 5시간 소요(휴게 20분 포함)

     

     

    (여행 후기)

      5월말부터 매주 계속된 무박 트레킹 일정을 보내고 있다. 그만큼 멀리 가거나 트레킹 시간이 장거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번 코스는 천사의 섬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별로였음을 피력한다. 여행하다 보면 기대보다 만족하는 곳도 그렇지 않은 곳도 있게 마련인데 이번 여행은 후자쪽이다.

     

      버스 안은 잠자기에는 몹시 춥다. 한 두 번 경험한게 아니라서 이번에는 얇은 오리털 상의를 준비했다. 몹시 효과적이었다. 그래도 하반신은 추웠다. 남들은 추운데도 몸을 수축한 채 팔짱을 끼고 이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아무도 에어콘을 꺼날라고 하거나 약하게 해달라고 하지 않는다. 아마도 내게 오리털 상의가 없었다면 내가 요청했을 게다.

     

      새벽 04:30분. 깜깜한 자은 중학교 안으로 버스가 들어갔다. 그 곳으로 산길이 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거의 꼴찌로 산행을 시작했다. 이게 좋은 선택이었다. 앞장 서서 간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거미줄과 풀잎에 묻은 이슬과 축축한 풀잎을 쓰러트려 가느라 얼굴은 거미줄에 거추장스럽게 되고, 옷은 다 젖었다고 한다. 물론 나도 옷은 많이 젖었지만 그들보다는 나았을 게다. 해무로 인한 어둡고 습한 산길을 거니는 것은 재미없다. 옷까지 젖고, 물기있는 흙은 미끄럽기조차 하다. 답답한 산길을 1시간 가량 오르자 전망이 트였지만, 해무가 온 천지를 감싸고 있어 조망이 어렵다. 그래도 잠깐 불어준 바람에 저 멀리 섬과 작은 산들을 볼 수 있었다. 두봉산 정상은 고작 363m이지만, 해발 0m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서울의 남산이나 인왕산, 아차산 같은 고도가 더 높은 산들보다도 산행이 더 힘들다. 일행 25명 중 반은 결국 두 번째 승봉산(356m)을 포기했다. 그들은 섬 여행이니 평평한 곳을 걷기만 하겠지 생각했던 것 같다. 산 정상 부근으로 가자, 암릉의 능선이 나타나고, 좌우로 펼쳐지는 조망이 괜찮다. 그러나 해무는 여전히 시야를 대부분 가렸다. 그러니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도명사로 내려가는 하산길은 급경사에 젖은 흙으로 몹시 미끄러웠다. 나도 한번 미끄러졌지만,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나중에 보니 여러 사람의 엉덩이가 흙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새벽녘 도명사는 적막하다. 잠시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고, 좌측으로 3-4km을 걸어 버스가 있는 곳까지 갔다. 내 뒤 부부는 정자에서 요기를 하다가 도명사에서 좌측으로 가지 않고, 우측 면사무소로 가는 바람에 버스가 그들을 데리러 가야 했고, 전체 일정에서 20분을 까먹게 되었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사님은 짜증이 났던 모양이다. 두봉산 산행은 새벽시간대에는 갈 곳이 못된다고 말하고 싶다.

     

      이어서 간 곳은 암태도 승봉산. 먼저 큰봉산을 거쳐갔다. 노만사로 방향을 틀어야 하며, 이 곳으로 가면 전망터와 오리바위가 있어 들러 볼만 했다. 체력이 안되는 사람들은 30분을 절약할 수 있는 임도로 올라가면 곧장 승봉산을 갈 수 있다. 이 산도 흙산이다. 그래도 자은도 두봉산보다는 더 나았다. 이 산도 올라갈 때는 완만했지만 내려올 때는 급경사였다. 풍경은 이 곳이 더 나았다. 나는 여기서도 하산 시 미끄러졌다. 이번에도 다행히 다치지 않았다. 안전이 최고인데, 젖은 신발 바닥이 바윗길에서 밀착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옆걸음으로 가야 했는데, 직선을 향했기 때문이다. 산 정상과 하산 능선길에서 만나는 저 멀리 천사대교가 멋있다. 해무로 가려지는 시간이 더 많아 감동의 시간은 적었다. 마을을 지나 면사무소에서 헤맸다. 사람들이 있을 만한 장소에서 관광버스 주차장이 어디인지를 물어 실수를 줄였다. 버스에 도착하니 20분 가량 여유가 있었다. 식사할 시간이 부족했는데, 옆에 김밥을 파는 식당이 있어 일행 한분과 김밥과 라면을 먹으니 꿀맛이다. 여기가 아니었다면 퍼플교 두리 선착장에서도 요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게다. 횟집과 카페 등이 주류였기 때문이다.

     

      다음 코스는 퍼플교. 보라색 다리를 만들어 유명해진 곳. 그러나 자연적으로 생긴 멋진 곳은 하나도 없었다. 해안가가 멋진 것도 아니고, 산 위 전망도 멋진 게 아니었다고 한다. 이미 7시간을 산행한 나와 다른 산객도 약 2km의 퍼플교와 해안가 일부만을 왕복했을 뿐이다. 한 여인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면서 이 퍼플교를 동행하게 되었는데, 이 분만 아니었으면 나 홀로 반월도와 박지도를 풀코스로 다녔을 것이고, 후회했을 게다. 몇몇이 말한다. 반월도는 콘크리트 포장의 해안가만을 걸었다고. 보라색 라벤더 밭은 볼품이 없었고, 조망거리도 별로 없었다고. 박지도도 마찬가지였는데, 산 위로 올라간 사람들은 길도 좋지 않았고, 산 위에서 바라보는 조망도 없어 고생만 했다고 한다. 퍼플교 여행시간은 3시간이 주어졌는데, 2시간 가량을 할 일 없이 보내야 했다. 마스크를 쓰고 있자니 불편했다. 그늘도 바람도 없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따분하기도 했다. 그나마 구름이 가득해 뙤약볕에 덜 노출되었음이 다행이었다. 버스에 가서 빨리 잠이나 자고 싶었지만, 버스기사가 밤새 운전을 했기 때문에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했다.

     

      이번 일정은 기대가 컸지만, 실망한 하루였다. 추천하고 싶지 않은 곳이다.

     

    두봉산 전망터에서 바라본 새벽 조망. 일출 모습은 볼 수 없었고, 온통 해무로 이 모습도 바람이 세찰 때 잠깐 보게 된 모습이다.
    승봉산 정상과 하산길에서 만나는 풍경. 저멀리 천사 대교가 아름답다.
    퍼플교와 반월도
    승봉산을 가기전 작은 큰망산(노만사 지나)을 가다가 만나는 곳. 오리바위

     

    오리바위를 조금 지나면 전망바위를 만나게 된다. 이 곳 풍경은 좋다.
    해무가 낀 두봉산 정상.
    두봉산 하산길은 암릉길이다. 미끄럽다. 조심하면 위험하지는 않다.
    두봉산 하산길에 만나는 풍경
    두봉산 하산길에 만나는 풍경
    두봉산 하산길에 만나는 해무와 올망졸망한 작은 산들의 조화.
    하산길의 두봉산 전경
    두봉산 자락의 도명사와 5층 석탑
    자은도 저수지. 육산의 두봉산에서 흐르는 물을 모아 농사도 짓고, 먹기도 하는 것 같다.
    큰봉산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노만사. 작은 사찰이다.
    노만사를 지나 큰봉산으로 가는 길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풍경
    여기가 전망바위다. 그나마 괜찮다.
    두봉산도 승봉산도 이런 흙산으로 오르니 아침이슬로 인해 신발과 발목 아래가 다 젖는다.
    저 멀리 승봉산 정상이 보인다. 아직은 큰봉산 안에서 하산하고 있다.
    승봉산이 있는 암태도도 이렇게 저수지가 있다.
    승봉산 8부 능선쯤에 흔들바위가 있다. 잠시 조망하고 내려가 우회해야 한다.
    승봉산 조망

     

    승봉산 만물상
    이 면사무소 우측으로 가면 큰 도로쪽인데, 이 곳으로 가면 한참을 헤매게 된다. 좌측 마을로 난 이면길 1km을 지나야 관광버스 주차장이 있다.
    한여름 뙤약볕에서 퍼플교는 괴롭다. 그늘이 없다. 바람도 없다.
    100m만 오르면 정상인데, 이미 7시간을 산행한 후라 피곤한 몸이 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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