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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_7_18 해파랑 2코스(미포-대변항)산행 및 트레킹 2020. 7. 18. 22:57
200718 해파랑 2코스(미포-대변항)
1. 트레킹 코스 : 미포 - 문텐로드-청사포 전망대-송정해변-죽도공원-해동용궁사-힐튼호텔-신암항-대진항
2. 트레킹 시간 : 주어진 시간 8시간(정상 5시간30분, 내 소요시간 7시간30분, 식사 및 휴게시간 2시간)
3. 버스 이동 시간 : 편도 5시간(휴게 20분 포함)
(트레킹 후기)
이번에도 금요 무박 일정이다. 다행히 옆좌석이 비워있어 이리저리 뒹글수 있어 좋았다. 옆좌석에 여인네라도 있으면 보통 성가신 게 아니다. 조심하느라 편히 잠들지도 못하니까.
새벽 4시30분에 해운대 해수욕장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려 다시 한번 이른 새벽의 해운대 백사장을 들어가 파도소리를 들어보았다. 날씨도 좋다. 춥지도 덥지도 않았다. 바닷가에는 삼삼오오 젊은이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젊음이 부럽다.
코리아 둘레길 앱을 가동하여 지도에서 안내하는 대로 따라갔다. 당초 미포 바닷가로 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해운대 끝 미포에서 도심 위로 올라가 우회전을 하라고 앱이 안내하고 있어 그대로 따랐다. 운이 좋으면 일출을 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문텐로드는 20-30m의 키큰 소나무와 낙엽송이 빽빽해 시야를 가려 하늘을 볼 수 없었다. 탁 터진 전망대가 나타났지만 해운대만 보일 뿐이었다. 결국 일출은 볼 수 없었다. 하늘은 구름이 잔뜩 덮혀 있어 덥지 않았고, 상쾌한 바람이 이따금 불어주었다. 버스 안에서 밤을 새우는 것은 힘들지만, 이른 아침 맑은 공기와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운이 좋으면 일출과 멋진 운무를 바라볼 수 있고, 사람들도 거의 없는 새벽녘 산책은 나는 너무 좋다. 문텐로드가 끝나고 나니 이정표가 불일치하여 잠시 알바를 했다. 앱을 켜서 되돌아 온 후 앱의 안내를 다시 받아야 했다.
청사포 전망대부터는 전망이 터졌다. 이후의 해안가 산책로가 그나마 괜찮았다. 앱이 안내하는 대로 가다보니 의문이 생겼다. 군부대에서 판 참호 길을 따라 가다보니 문텐로드처럼 시야가 가려 재미가 없다. 마침 아래를 보니 나무 테크로 많은 사람들이 산책도 하고 달리기도 하는 게 보여 코스를 이탈해 아래쪽으로 내려가 나도 테크길을 따랐다. 저멀리 송정해변이 보였고, 철길따라 공사 중인 테크 길로 가도 송정해변에 도달하지만, 나는 한번 더 내려가 해안가 도로를 따라 송정해변으로 향했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걷는 게 더 좋으니까.
송정해수욕장은 윈드서핑을 하려는 사람들로 일부 구간은 인파가 적지 않았다. 잠시 오래전 내가 본 멕시코만의 컬럼비아 해안가에서 집채만한 파도에 몸을 의지하며 멋지게 서핑하던 1997년 여행 광경이 떠올랐다. LA를 거쳐 샌디에이고 남쪽 멕시코 국경을 건너 태평양 바닷가 해안을 끼고 달렸던 그 때의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아마도 다시 갈 수는 없을 것이다. 넓은 세상에 더 멋진 풍경거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도중에 2여인과 동행하게 되었다. 마라톤을 즐기는 그녀들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내가 알려준 앱을 설치한 그녀들과 해동 용궁사에서 잠시 간식도 함께하였으나, 힐튼호텔부터 대진항까지는 일부로 그녀들과 먼거리를 유지했다.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 나는 동행자없이 홀로 가는 것이 습관들었다. 동행자와 함께하면 상대방을 배려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체로 깊은 산속이나 힘든 난코스가 아니면 혼자하는 게 좋다.
신암항에는 많은 식당이 있었다. 포장마차 집단촌 한 곳으로 들어갔다. 인상이 좋아 보였고, 나홀로 손님에 대해 편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 많은 산행과 여행지에서 나홀로라는 이유로 식당으로부터 박대를 받았다. 그러니 반가울 수 밖에. 이 곳 일대는 모듬회와 전복죽이 가게마다 메뉴판에 적혀 있었다. 전복죽은 1만원, 모듬회는 2인 기준 3만원인데, 전복죽과 2만원짜리 모듬회를 주문해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마치고도 1.5시간이 남아 천천히 1시간을 이리저리 배회하며 걸었다. 정상적이면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나중에 보니 한팀은 이곳 신암항이 대변항인 줄 착오하여 12시30분의 마감시간을 놓쳤다. 다행히 연락이 와서 버스가 지나가는 길에 픽업했다. 신암항을 지나 20분 정도를 더 가야 대변항 공용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는데, 착오할 수 있다고 느껴졌다. 나도 그럴 뻔했는데, 앱을 보니 더 가야 했고, 저 멀리 우리가 타고 온 빨깐 버스도 보였기에 헤매지 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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