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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_10_03 무박 설악산, 첫 단풍을 보러산행 및 트레킹 2020. 10. 4. 11:28
201003 무박 설악산
1. 산행 코스 : 오색 - 대청봉 - 천불동 계곡 - 설악 탐방센터 약 17km
2. 산행 시간 : 주어진 시간 14시간, 내 운동시간 12.5시간
3. 버스 이동시간 : 양재(23시30분)-복정-오색(02시55분) 휴게시간 35분 포함
설악동(17시) - 양재 (21시10분), 휴게 15분 포함
(후기)
산행 전 일기예보를 보니, 설악산 정상은 구름끼고, 일출시간은 06시22분, 기온은 4도~10도, 바람은 초속 3m 전후였다. 날씨에 맞게 얇은 오리털 조끼 2벌, 고어 자켓, 긴 장갑, 입과 귀를 막아주는 마스크 등을 준비했다.
이날 산행은 당초 공룡능선을 거쳐 산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나, 전날 딸과 남산과 인왕산을 다녀와 피로가 덜 풀린 상태여서 공룡능선을 제외시켰다. 그러니 당연히 시간이 대략 5시간 정도 남을 것 같아, 천천히 산행하면서 단풍과 절경을 감상하는 것으로 목표가 변경되었다.
한계령에 2시40분에 도착하여 일부 산객을 내려 놓은 버스는 오색 탐방센터가 개방되는 새벽 3시를 5분전인 2시55분이었다. 처음에는 한기를 느껴 외투를 입었으나 급경사를 오르면서 곧 벗어야 했다. 혹시 모를 일출 감상을 겸해 6시20분경 도착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면 5km 급경사를 3시간25분에 도착하는 거니, 빠른 것은 아니고, 다소 느린 속도였다. 그래도 중간중간 7-8회에 걸쳐 잠깐잠깐 쉬어갔다. 혼자 산행하면 내 페이스로 갈 수 있어 좋은 장점이 있다.
정상 부근에 도착하니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이 정도면 초속 7-8m 정도이니, 기상청 일기예보를 믿지 않은 내 판단이 맞았다. 정상에는 6시20분에 도착했지만, 예상대로 흐린 날씨와 안개로 인해 일출 감상은 불가능했다. 그래도 모르니, 가져 간 오리털 조끼와 외투, 고어 자켓을 모두 착용하고, 귀와 입도 바람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 후 사방을 둘러보며, 대략 20분간을 보냈으나 습기를 잔뜩 머금은 안개와 바람이 결국 시야을 제한시켰다. 별 수없이 중청으로 내려갔다. 중청으로 내려가는 길은 좌우로 펼쳐지는 전망이 꽤 볼만한 곳이었는데, 다소 아쉬웠다. 설악산 단풍은 정상에서는 피크였지만, 안개로 흐릿한 모습만을 보게 되었다.
중청을 지나 소청으로 가는 길도 늘 멋진 곳이다. 그래서 늘 카메라가 바쁜 곳인데, 오늘도 비슷한 풍경을 다시 담아 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중간중간 휴식하며, 감상하며 이동했다. 희운각을 지나 무너미 고개에 도착하니 거의 10시다. 오늘 날씨가 좋고, 운해와 암릉이 멋진 조화를 이루었다면 뒤늦게라도 공룡능선을 선택했을 게다. 천불동으로 향했다. 양폭 산장 전후로 펼쳐지는 천불동 계곡의 절경은 언제보아도 좋다. 이 풍경을 볼 수 있게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면 노약자들도 탄성을 지를 텐데, 환경론자들이 득세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할 게다. 알프스의 수많은 케이블카와 중국의 유네스코 지정 명산들, 호주와 뉴질랜드 같은 곳도 명소에는 케이블카를 설치했는데, 우리나라는 관광 후진국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환경일 뿐이다.
계곡에서 잠시 쉬었으나 잠을 못잔 탓으로 앉으면 졸립다. 긴 시간을 휴식할 수 없어 짧게 짧게 휴식을 반복했다. 천당폭포, 오련폭포 등 계곡의 물소리가 자장가 소리로 들리니, 피곤한 게 맞는가 보다.
드디어 비선대를 지나 버스를 타고 설악동 C지구에 도착해 아침에 설악산 휴게소에 먹었던 황태 해장국을 다시 한번 먹었다. 휴게소는 8천원, 이 곳 식당은 9천원인데, 휴게소 해장국이 더 맛있었다. 식사 후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차 안에서 잠을 청했다. 꿀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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