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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_10_09 설악 귀떼기청의 암릉과 능선의 단풍(내가 선호하는 1순위 산행지)산행 및 트레킹 2020. 10. 10. 10:15
201009 설악 귀떼기청의 암릉과 능선의 단풍
1. 산행코스 : 한계령(11:15) - 한계령 삼거리(12:30) - 귀떼기청(13:45) - 1418봉 - 대승령(16:55) - 대승폭포(18:00) -장수대(18:30)
2. 산행시간 : 주어진 시간 7시간50분, 나의 운동시간 7시간15분(휴게시간 20분 포함)
3. 버스 이동시간 : 양재(07:00) - 한계령(11:10) 4시간10분 소요(휴게10분 포함, 3일간 연휴로 고속도로 정체 지속), 장수대(19:35, 대청봉 하산자 지각 속출로 35분 지연) - 양재역 10:35)
(산행후기)
한글날이 금요일이라 3일간 연휴다. 속초 방향으로 가는 고속도로는 차들로 인산인해다. 평소 3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했어야 할 한계령 도착지는 오늘은 한시간이 더 소요되었다. 문제는 6시면 해가 져서 어두워지므로 풍경구경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오늘 산행지는 두팀으로 나뉘어졌는데, 한계령에서 대청봉을 찍고 오색으로 하산하는 팀과, 귀떼기청을 지나 장수교로 하산하는 팀인데, 나는 매년 한글날은 귀떼기청을 찾는다. 2017년부터 시작했으니 4번째다. 내가 다녀 본 산 중 귀떼기청봉 풍경이 가장 좋았기 때문이다.
한계령 삼거리까지는 70분이 소요되었다. 무박시에는 산행시간이 너무 여유가 많아 이 곳을 2~3시간 걸려 오르려고 늘 애썼다. 이유는 새벽3시부터 시작 된 산행은 어두워서 아무 것도 볼 게 없고, 눈도 피곤하기 때문에 일출 시간에 맞추어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곳부터 시작되는 서북능선의 산행은 어느 곳을 향하든 조망이 압권이기 때문이다. 한 번은 한계령 삼거리에서 남교리로 하산한 적이 있는데, 이 코스는 무박 산행으로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귀떼기청까지의 풍경이 멋진데, 새벽 산행은 귀떼기청에 새벽6시 이전에 도착하게 되어 아무 것도 볼 수 없고, 1-2km의 너덜지대는 야간 산행을 더욱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귀떼기청으로 올라가는 너덜지대는 초심자를 겁 먹게 하는 곳이다. 그렇지만 돌 덩어리가 크고, 대개 긴장하는 곳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안전하다. 그런데 오늘은 소방 헬기가 떴다. 산악 구조대도 출동한 것으로 보아 너덜지대에서 사고가 있었던 것 같다.
정상까지 올라가면서 다시 한번 탁 터진 조망에 황홀한 감정을 느꼈다. 지난 3년간 이 곳에서 찍은 사진만도 수백장이 넘는데, 그렇다고 이 멋진 장면을 놓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오늘은 예전보다는 확실히 사진 찍는 수량이 적어졌다. 귀떼기청의 위치를 나타내는 푯말은 사라졌다. 대승령과 한계령 삼거리를 나타내는 좌우 안내 표지만 있을 뿐이었다.
귀떼기청을 지나 대승령으로 향했다. 하산하는 길이지만 결코 만만치 않다. 오르락 내리락을 십여차례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1418 감투봉까지의 능선길은 너무 멋지다. 이후에는 암릉 능선을 피해 우회하는 길이라 조망이 사라진다. 가는 도중에 평평한 땅의 낙엽을 밟았는데, 지지하는 흙이 없는 곳이었다. 왼발이 삐긋하면서 심한 고통을 느껴야 했다. 이런 경험을 종종하게 되는 데, 오늘은 다음 날 아침까지 다소 통증이 있다. 조금 더 가다가 하산하던 중 이번에는 우측 복숭아뼈가 잠시 이탈하면서 일시적 경련까지 생겼다. 오늘은 왜 이러는지... 조금 전에는 나뭇가지에 걸려 종아리가 상처나서 1회용 밴드를 부치기도 했는데... 절뚝거리며 걷다가 겁이 확 난다. 걷지 못해 119 도움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한 5여분간을 걸으니 양발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
대승령에서 잠시 목을 추기고, 끼니도 보충한 후 2.7km의 코스를 90분에 걸쳐 하산하기로 했다. 5시경이니 6시30분경 도착하면 된다. 그래도 도착 후 20~30 여분은 할 일 없이 추위에 떨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천천히 하산하기로 했다. 이 곳 하산 코스는 단풍이 멋진 곳이었는데, 오늘은 예전만 못하다. 대승폭포에 도착하니 6시경. 폭포는 어린이 오줌정도로 흐릿하고, 땅거미가 져서 조망도 쉽지 않다. 이제 20분 정도면 장수대에 도착한다. 그렇지만 나는 여유를 부렸다. 랜턴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자연 속에서 풍경을 즐기고 싶었다. 잠시 뒤돌아 서서 하산보다 보니 순식간에 숲속이 어둠의 나라가 되었다. 고작 6시10분인데. 랜턴이 없는 사람은 휴대폰 불빛에 의존해야 하는데, 그 마저도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다 보니 방전되어 이도저도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장수교에 도착했으나 문이 잠겨 있다. 출입을 통제하는 게다. 야간 산행을 못하게 하려고. 사람 하나 빠져나갈 틈은 있어 그리로 통과했다. 그런데도 2사람이 나중에 야간 산행을 준비 중이었다. 도착한 시간은 6시30분. 버스는 오색에서 6시40분에 출발하기로 되어 있으나 지각자가 속출하여 7시35분이 되어서야 왔다. 어둡고, 쌀쌀한 날씨 속에서 한 시간을 부질없이 보내야 했다. 내 생각이 맞았다. 이 코스는 8시간을 주어도 초심자는 대략 10-20분을 지각하는 곳이다. 그래서 나도 주어진 7시간30분을 모두 소화하려고 애썼는데, 그래도 30분 일찍 도착했다. 그래서 아쉽다. 풍경 좋은 곳에서 좀 더 쉬면서 조망을 더 하고 더 여유있는 산행을 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한계령 삼거리로 오르는 계단에서 잠시 뒤를 돌아보면 이렇게 멋진 조망터가 나온다. 매년 이 곳에서 비슷한 풍경사진을 찍는다. 잠시 들른 휴게소 풍경. 설악산을 가면 늘 이 곳 휴게소에서 정차해 휴식을 취하는데, 산과 물이 어우러진 풍경이 멋지다. 가끔은 운해까지 더한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바라 본 설악산 풍경. 언제보아도 멋지다. 산행을 하지 않는 일반 사람도 이 곳을 지나면 이 풍경에 반한다. 한계령 휴게소와 윗쪽. 휴게소 위로 100여m 산행후 조망터에서 바라본 설악 풍경. 무박 새벽 산행을 하면 볼 수 없는 한계령 삼거리로 오르는 도중에 뒷쪽으로 볼 수 있는 풍경. 가끔은 뒤쪽도 보아야 한다.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하면 보게 되는 풍경. 오늘은 구름이 잔뜩 끼었다. 제14호 태풍이 일본 동쪽으로 지나가면서 동해안은 그 영향권에 있다. 너덜길을 오르는 산객들. 구름이 끼여 태양을 숨겨주는 바람에 조망 사진이 더 멋지게 나왔다. 실물보다 사진이 그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귀떼기청봉을 하산하면서 뒤로 돌아보았다. 귀떼기청봉의 장엄한 모습 9월초 동해안을 강타한 태풍으로 남교리 방향의 계곡은 피해가 커서, 대승령에서 남교리로의 하산은 금지되었다. 장수교로 하산하는 길은 단풍 풍경이 좋은 곳인데, 올해는 예전만 못하다. 대승폭포에서 바라본 서쪽 풍경. 오후 6시10분. 이제 랜턴을 켜야 산 속을 거닐 수 있다. '산행 및 트레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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